건설 노동생산성은 20년간 10% 오르는 데 그쳤지만(같은 기간 제조업은 90%), 현대엔지니어링은 파이프랙 설계를 3~4일에서 10분으로, 발주처 도면 600여 장 판독을 2~3개월에서 장당 5초로 줄였다.
삼성물산은 AWS와 함께 AI ITB 리뷰어·AI 계약 매니저를 만들었고, 중동 대형 플랜트에서는 디지털 트윈 기반 가상 시공으로 설계 변경 건수를 35% 이상 줄였다.
SK·GS·네이버는 AI 데이터센터(AIDC) 8.4GW 구축에 550조 원 투자를 발표했지만, 맥킨지는 건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면 2040년까지 40조 달러 규모 부족이 생긴다고 경고한다.
스냅스케일·부강테크·포비콘 같은 스타트업이 설계·수처리·적산 자동화로 투자를 유치하며 EPC 병목을 파고들고 있다.
건설 노동생산성은 20년간 10%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제조업은 90%를 끌어올렸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메가프로젝트 98%는 원가를 초과하고, 77%는 40% 이상 공기가 늘어진다. 이런 업계에서 설계 3일이 10분으로, 발주처 도면 600장 판독이 장당 5초로 줄어드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550조 원 규모 AI 데이터센터 발주가 쏟아지면서 AI가 설계·조달·시공을 한 번에 건드리기 시작했다.
파이프랙 3일이 10분으로 — 설계 자동화의 실측
현대엔지니어링은 배관을 받치는 파이프랙 설계를 3~4일 걸리던 작업에서 10분으로 줄였다. 선행 설계가 바뀌면 새 도면을 자동으로 내는 시스템 덕분이다. 공정배관계장도(P&ID) 인식은 발주처 600여 장 도면을 2~3개월 걸려 분석하던 일을 장당 5초로 단축했고, 외주 인식률 70%를 자체 개발로 95%까지 끌어올렸다. 165억 토큰을 학습한 플랜트 특화 언어모델은 사내 기술 자료를 질의응답으로 찾는 단계까지 왔다.
스타트업도 이 틈을 파고든다. 스냅스케일은 CAD 위에 프롬프트 창을 얹은 설계 자동화 도구로 시드 투자를 받았다. 부강테크는 수처리 설계 6개월~1년을 수시간으로 줄이는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에 정부·민간 43억 원을 투입한다. 포비콘은 도면·물량·내역서를 AI로 읽어 공사비를 산정하는 오토적산으로 GS건설·호반 계열 투자를 받았다. 설계 병목이 풀리면 EPC 전체 속도가 바뀐다.
입찰 문서 2,000장을 AI가 읽는 시대 — EPC 데이터 의사결정
플랜트 입찰은 발주처가 넘긴 문서 2,000장을 사람이 읽고 리스크를 찾는 일이었다. 삼성물산은 AWS와 함께 입찰 문서를 자동 분석해 위험을 식별하는 AI ITB 리뷰어, 계약 조항의 위험을 판별하는 AI 계약 매니저를 만들었다. 공정·원가·리스크를 통합 해석하는 분석 도구로 2026~2027년 적용 범위를 넓힌다. 중동 대형 플랜트에서는 디지털 트윈 기반 가상 시공으로 설계 변경 건수를 35% 이상 줄였다.
해외도 빠르다. Bechtel은 EPC 트랜스포메이션 전담 임원을 신설하고 자율 굴착기·도저 테스트와 AI 프로젝트 컨트롤을 도입했다. 엔비디아의 1GW AI 팩토리 설계를 모듈화해 공기를 줄이는 데 집중한다. 스타트업 서치독은 초대형 도면·계약서 분석 AI로 삼성물산을 포함한 대형 건설사와 계약을 맺고 엔비디아 인셉션에 선정됐다. 경험에 의존하던 판단이 데이터 기반으로 옮겨가고 있다.
550조 발주가 몰리는 AIDC, EPC가 병목이다
AI 확산이 EPC 발주를 폭발시켰다. SK·GS·네이버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8.4GW 구축에 550조 원 투자를 발표했다. SK는 2035년까지 15GW, GS는 동해 2.4GW에 30조 원, 네이버는 세종 1GW를 목표로 한다. SK에코플랜트는 울산 1GW 사업에서 4,169억 원을 수주했고, 포스코이앤씨는 부산 영도 80MW 센터 1조 원 사업에 참여한다. 맥킨지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인프라 수요가 2030년까지 8,7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문제는 전달 능력이다. 맥킨지는 건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 2040년까지 40조 달러 규모 부족이 생긴다고 경고한다. 설계 자동화와 데이터 의사결정이 없으면 이 발주를 감당할 수 없다.
병목을 푸는 쪽이 차기 수주를 가져간다
건설 생산성은 20년간 연 0.4%씩 올라 정체에 갇혔다. AI는 설계 10분, 도면 5초, 계약 검토 자동화로 처음으로 EPC 전 과정을 동시에 건드린다. 550조 AIDC 발주는 이 병목을 그대로 드러냈다. 설계 자동화 파일럿 하나를 이번 분기에 시작해보라. 3~4일이 10분이 되는 경험은 그때부터다. 데이터가 없으면 AI도 없다.
참고 자료
- 맥킨지 — 메가프로젝트 원가·공기 초과율 및 전 세계 데이터센터 인프라 수요·건설 공급 부족 전망
- 현대엔지니어링 — 파이프랙 설계 자동화 및 P&ID 도면 인식 사례
- 삼성물산·AWS — AI ITB 리뷰어, AI 계약 매니저 개발 사례
- SK·GS·네이버 — AI 데이터센터(AIDC) 8.4GW 구축, 550조 원 투자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