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에서 차량 절도 신고가 접수됐다. AI가 809대 CCTV를 뒤져 유사 차량을 찾고 이동 경로를 그렸다. 검거까지 30분. 같은 시간 서울 강남대로 14개 교차로에서는 AI가 신호를 최적화해 차량 지체를 44% 줄이고 있었다. 공공기관 AI는 더 이상 데모가 아니다. 숫자가 증명하는 현장이다.
세종, 102억으로 도시 전체를 AI 실험실로 만들다
세종시는 2025~2029년 스마트도시계획을 국토부 승인으로 확정했다. 20개 스마트서비스가 5대 목표 아래 순차적으로 투입된다. 올해 4월 시작된 피지컬 AI 모빌리티 사업이 대표적이다. 총 사업비 102.3억 원, 국비만 84억 원이다. 자율주행 버스와 배송 로봇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제어하는 개방형 오케스트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한다. 세종테크노파크가 주관하고 ETRI와 모빌리티 기업 5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안전 분야는 이미 실증을 마쳤다. 세종은 별도 장비 증설 없이 기존 도시안전망 CCTV 30대와 수위계·강우계·적설계 센서를 AI 선별관제로 통합했다. 인프라 증설 없이 100% 활용한 셈이다. 탐지 정확도 92% 이상, 데이터 연동은 0.1초 이내, 객체 탐지 후 표출까지 평균 25초. 관제 인력이 줄어드는 야간과 주말에도 AI가 화재·쓰러짐·침입을 자동 감지해 경보를 띄운다. ETRI의 KOREN 망을 통해 검증된 수치다.
여기에 'AI 충녕'이라는 행정 챗봇까지 더해졌다. 생활 민원과 공공시설 예약, 도서 대출을 영어·중국어·일본어로 실시간 처리한다. 세계은행 녹색혁신의 날에서는 세종의 AI 도시운영 모델이 BRT·AI DRT·이응패스와 통합된 모빌리티 청사진으로 발표됐다.
부산, 5.6조 민관 합작이 시험대에 오르다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는 규모가 다르다. 총 사업비 5조 6천억 원. 여의도 면적의 2.8km² 부지에 5년 구축, 10년 운영으로 15년 프로젝트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지배구조다. 부산시·한국수자원공사·부산도시공사 3개 공공기관이 출자하고, LG CNS·신한은행·현대건설 등 11개 민간 기업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특수목적법인 '스마트시티부산㈜'를 세웠다. 공공이 방향을 잡고 민간이 기술과 운영을 책임지는 구조다.
올해 첫 성과로 아파트 단지 2곳에 순찰·바리스타·짐캐리·청소 로봇 4종이 도입됐다. 공동주택 대상 로봇 통합 관제 플랫폼은 국내 최초다. 생활밀착형 로봇은 앞으로 교통과 에너지 관리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4월부터는 주거지역과 스마트빌리지를 연결하는 왕복 10km 구간에서 자율주행버스도 시범 운행에 들어갔다. 주행 데이터와 탑승자 피드백이 다음 서비스의 입력값이 된다. 디지털도시·증강도시·로봇도시 3대 플랫폼 아래 10대 혁신서비스가 순차적으로 올라타는 중이다.
관제·교통·민원, 지자체 AI는 이미 숫자로 말한다
시범도시 밖의 속도는 더 빠르다. 서울 TOPIS는 AI 사고위험도 분석으로 주요 사고다발지점 사고를 16% 줄였고, 위험도 경보만 8,900회를 발령했다. 돌발상황 감지 시간은 기존 6분 이상에서 90초 미만으로 단축됐다. 6,800대 CCTV, 4,200개 루프검지기, 버스 7,413대와 택시 71,974대의 GPS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AI에 먹여진다.
군산시는 관제요원 20명이 4조 3교대로 3,000여 대 CCTV를 감시하던 구조를 AI 선별관제로 바꿨다. 배회·침입·유기·싸움·쓰러짐·방화를 자동 검출하고, '살려주세요' 같은 비정상 음원도 탐지한다. 인천 남동구는 1,210대 CCTV에 AI 선별 관제를 올렸다. 행정도 마찬가지다. 서초구의 AI 에이전트는 6개월간 민원 1만 9천 건을 처리했다. 하루 평균 100건, 응답 시간은 9.2초, 30초 이내 응답률 98.9%다. MCP로 국가법령정보센터와 국가통계포털까지 연동했다. 창원시는 이달부터 야간·휴일 민원을 받는 AI 당직전문관을 시청과 5개 구청 당직실에 배치한다. 관제·교통·민원이라는 반복 업무가 AI로 전환되는 속도는 지자체 예산 편성 주기보다 빠르다.
공공 AI, 첫 단계는 시스템 교체가 아니다
세종은 CCTV를 그대로 썼다. 서울은 신호기를 바꾸지 않았다. 서초구는 공무원들이 쓰던 업무 매뉴얼을 데이터로 정비했다. 화려한 신기술 도입이 아니라, 이미 있는 인프라에 AI 레이어 하나를 얹는 방식이다. 공통된 시작점은 데이터 정비였다.
세종 102억, 부산 5.6조, 서울 강남대로 44% 지체 감소. 지자체 AI 시장은 이미 문을 열었다. 관제·교통·민원 업무를 공공에 납품하는 기업이라면, 내년 예산에 AI 항목이 들어간다는 전제로 제안서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30분 만에 절도범을 잡고, 90초 안에 사고를 감지하는 시스템은 이미 가동 중이다. 당신의 지자체는 어떤 업무에 첫 AI 레이어를 올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