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업계 15년차로서, 삼성SDS·LG CNS에서 면접관으로 들어간 선배·동료들에게 귀동냥한 이야기와 실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말한다. 서류 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들은 대부분 엇비슷하다. 토익 900, 정처기, 깃허브 잔디, 클라우드 자격증 하나씩. 그런데 업계에서 말하는 진짜 최종 합격의 기준은 그 너머에 있다. 스펙은 문을 열어주지만, 그 문 안에서 살아남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다.

업계가 실제로 탈락시키는 지원자들의 공통점

"저는 팀워크가 뛰어납니다" — 이 말을 하는 지원자는 열에 아홉은 떨어진다고 한다. 왜냐면 바로 다음 질문이 "어떤 상황에서요?"였을 때, 대부분 멈칫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붙은 지원자는 달랐다. 면접관으로 들어갔던 선배가 해준 이야기 중에 이런 게 있다. 한 지원자는 이렇게 말했다: "작년에 교내 해커톤에서 프론트엔드를 맡았는데, 백엔드 팀원이 중간에 이탈했습니다. 남은 이틀 동안 제가 Node.js로 API 서버를 급하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시연까지 마쳤습니다. 사실 코드 퀄리티는 엉망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배포까지 밀어붙인 경험이 가장 값졌습니다." 추상적인 미덕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패와 수습 경험을 말하는 사람. 그게 면접관의 귀를 열게 만든다.

스펙보다 중요한 세 가지

업계에서 신입 채용 때 진짜로 보는 건 딱 세 가지다.

첫째, 질문을 제대로 던지는가. SI 프로젝트의 70%는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아내는 과정이다. 기술적인 답을 내놓기 전에 "왜 이게 필요하신가요?"를 물어본 경험이 있는 지원자는 그 자체로 합격 가능성이 올라간다.

둘째, 남이 읽을 수 있는 글을 써본 적이 있는가. 깃허브 README에 설치 방법만 덜렁 써놓은 사람과, "왜 이 프로젝트를 만들었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까지 적은 사람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SI 현장에서 코드보다 더 많이 쓰는 건 문서다. 요구사항 정의서, 테스트 시나리오, 장애 보고서 — 이걸 AI가 써줄 수는 있어도, 현장 맥락을 담아서 쓰는 건 결국 사람이다.

셋째, "망했을 때"의 멘탈. 신입이 처음 맡은 모듈에서 장애가 나면 대부분 패닉에 빠진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한 신입은 장애 티켓을 받자마자 "재현 경로를 세 가지로 나눠서 테스트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당황하지 않고 절차대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 — 현장에서 가장 귀한 인재다.

그래서 지금 뭘 하면 될까

자격증 하나 더 따는 것보다 해야 할 일이 있다.

본인이 참여한 프로젝트 하나를 골라서 "문제 정의 → 내가 시도한 해결책 → 실패한 시도와 이유 → 최종 결과" 순서로 A4 한 장 분량의 글을 써보라. 그리고 그걸 GitHub에 올리거나 블로그에 발행하라. 그 한 장이 면접에서 자격증 5개보다 강력한 무기다.

마무리 — 기술보다 사람을 보여줘라

AI가 대신 써줄 수 없는 글 — 여러분의 실패담을 기술이 아니라 사람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 그게 지금 SI 업계가 기다리는 신입의 모습이다. 결국 업계가 뽑는 건 "코딩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니까.

여러분이 최근에 겪은 가장 값진 실패는 무엇이었나요? 댓글로 이야기 나눠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