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26만 건의 AI 튜터 상호작용. 누적 1억 800만 건. 전 직원 78명이 1억 명의 가입자를 돌린다. 매출 270억 원. AI가 교사를 대체한다는 말은 절반만 맞다. 사라지는 건 교사가 아니라, 교사 곁에 1:1 조수가 생겨나는 방식이 바뀌는 중이다.
콴다, 78명으로 1억 가입자를 돌리다
매스프레소의 콴다는 누적 가입자 1억 명, 월간 이용자 1,000만 명을 찍었다. 지난해 매출 270억 원 — 2024년 242억 원에서 28억 원이 늘었다. 그런데 전 직원은 78명이다. 인당 매출로 따지면 수백억 원대 기업과 맞먹는 수치다.
GPT-4 공개 두 달 만에 AI 튜터를 도입했다. 하반기에는 학원 강사용 AI 에이전트 'QANDA Assistant'를 출시한다. 수업 준비 시간을 줄이는 도구다. KT와는 교육 특화 LLM을 공동 개발 중이다. 콴다 3.0은 문제 풀이 앱에서 AI 에이전트 기반 학습 서비스로 전환을 선언했다.
유료 구독자는 3만 명. 전체 가입자 대비 전환율은 높지 않다. 하지만 월 1만 원 안팎의 구독료로 무제한 질문과 오답노트 자동 생성을 제공하는 모델이 시장에 자리 잡았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AI 정확도가 올라가는 구조다.
Khanmigo, 1,500만 건 실험으로 6.1%를 증명하다
해외에서는 더 엄격한 검증이 진행 중이다. Khan Academy는 2023년 출시한 AI 튜터 Khanmigo를 6개월간 20개 A/B 실험으로 다듬었다. 총 1,500만 건의 튜터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다음 문제를 스스로 푸는 차기 문항 정답률이 6.1% 올랐다.
학습 이력을 구조화해 주입하면 3.4%, 선행 스킬 리뷰를 추가하면 2.7%씩 개선됐다. 응답 속도도 평균 0.3초 빨라졌다. 살만 칸은 첫 버전이 기대만큼 학습을 바꾸지 못했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했다. 접근 가능한 학생 중 실제 사용률은 15%에 그친다.
Dartmouth의 컴퓨터과학 입문 강좌에서는 AI 튜터가 무작위 대조 실험에서 0.71~1.30 표준편차의 효과 크기를 냈다. 핵심은 도구가 아니라 설계 원칙이다. 같은 AI라도 학습 이력을 읽는 구조와 단순 답변만 주는 구조의 차이는 실험으로 드러난다.
효과는 조건부다 — 답을 주는 도구는 실패한다
숫자는 조건부로만 나온다. 천재교과서 밀크티는 수학경시대회 대비생 1,064명을 분석했다. AI 맞춤학습 적용군은 10명 중 8명의 성적이 올랐고, 평균 향상률은 24.1%였다. 중위권 학생은 일반 학습군보다 43.4% 더 높은 향상률을 보였다.
대교와 KAIST 정재승 연구팀은 중학교 1학년 90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수준에 맞춘 지문과 문항을 모두 제공한 완전 맞춤형 조건에서 집중도가 가장 높았다. 스탠퍼드 연구진은 미국 10개 중학교 5,000명을 1년간 추적한 결과, AI 플랫폼 사용 집단의 STEM 성취도가 15% 이상 높았다고 보고했다.
공통점은 하나다. 단순히 답을 주는 도구가 아니라, 학습 이력과 오답 패턴을 읽고 다음 문제를 고르는 구조다. 에듀테크 커뮤니티에서 "AI가 학생의 오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회의론이 나오는 것도 답 제공형 도구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모델이 아니라 데이터가 경쟁력이다
AI 튜터의 경쟁력은 모델 성능이 아니라 학습 이력을 읽는 설계에 달렸다. 30명을 한꺼번에 가르치는 교실에 1:1 조수가 붙는 것이 현실이다. 콴다는 78명으로 1억 사용자를, Khan Academy는 실험으로 6.1%를 만들었다.
기업 교육 현장도 같은 원리다. 새 직원의 학습 이력과 오답 패턴부터 읽어라. 도입 전에 물어볼 것은 "어떤 AI 모델을 쓸까"가 아니라 "우리에게 어떤 학습 데이터가 있나"다. 데이터가 말하게 하라. 숫자가 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