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AI 교육 스타트업에 4조 2천억 원이 꽂혔다. 전체 에듀테크 펀딩의 62%다. 1년 사이 AI-in-education 스타트업은 2,800개로 18배 늘었다. 돈이 말한다. 교육 AI는 더 이상 파일럿이 아니라 시장이다.
1억 명이 쓰는 AI 과외 — 콴다부터 Khanmigo까지
매스프레소의 콴다(QANDA)는 글로벌 가입자 1억 명을 넘겼다. 월 800만 명이 앱을 열고 공부한다. 누적 검색만 72억 건. 그런데 더 눈여겨볼 숫자는 매출이다. 2020년 5억 원에서 지난해 270억 원. 6년 만에 54배 성장했다.
유료 구독자는 3만 명으로 적어 보이지만, 월 1만 8500원이 270억 매출을 견인하는 구조다. GPT-4가 공개된 지 두 달 만에 AI 튜터를 제품에 심었고, 올해 하반기에는 '콴다 조교'를 출시한다. 학원 강사의 수업 준비 시간을 AI로 줄이는 B2B 에이전트다. 베트남 법인도 지난해 58억 매출을 올렸다.
뤼이드의 토익 AI '산타'는 2024년 매출 201억 원. 전년 77억 원 대비 161% 성장이다. 누적 사용자 487만 명, 일본 시장만 64% 늘었다. 후지쯔와 B2B 계약도 체결했다.
해외에선 Khan Academy의 Khanmigo가 GPT-4와 함께 2023년 3월 출시됐다. 첫해 4만 명이던 사용자는 2025-26 학년도 70만 명으로 17배. 파트너 학군도 45곳에서 380곳으로 늘었다. Duolingo는 더 크다. 2026년 매출 가이던스 $1.2B, 유료 구독자 1,250만 명, 일일 활성 사용자 5,650만 명. 언어 앱이던 회사가 AI 코스와 수학 튜터까지 확장하며 1조 5천억 원 매출 기업이 됐다.
기업 교육에서도 AI는 매출이다 — 휴넷 4배, 팀스파르타 2.5배
학습자 시장만큼 뜨거운 곳이 기업 AI 교육이다. 휴넷은 지난해 AI 교육을 의뢰한 기업 수가 전년 대비 4배로 뛰었고 관련 매출은 2배 성장했다. 'AI 칼리지'라는 직무별 실무 과정이 핵심이다. AI 튜터와 AI 노트가 수강부터 복습까지 전 과정을 돕고, 사전 진단과 케이스 스터디를 AI가 보조한다.
실제 사례가 구체적이다. 제조 P사는 전 직원 대상 AI 보고서 작성 교육으로 문서 작업 시간을 단축했다. 금융 K사는 리더급에게 데이터 요약·시나리오 분석 교육을 제공했다. 제약 H사는 리서치 전용 AI 에이전트를 구축했다. 휴넷은 연내 AI 역량 진단과 실습형 솔루션을 추가해 'APL(AI Powered Learning)'을 선언한 상태다.
팀스파르타는 접근법이 다르다. '도입-확산-내재화'라는 3단계 로드맵으로 지난해 기업교육 매출을 2.5배 키웠다. 교육 후 효과를 수치로 추적하는데, 임직원 AI 활용 역량 평균 +160%, 업무 생산성 평균 +206%, 만족도 4.6/5다. 철강기업은 설비 불량 탐지 모니터링 시스템을 PoC로 만들었고, 대기업 마케팅 조직은 하루 걸리던 업무를 10분으로 줄였다. NEC·세븐뱅크·오므론 등 일본 대기업도 고객사다. 올해 1분기 일본 교육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0% 증가했다.
15% 정기 사용률이 경고하는 것
성장 지표 뒤에는 불편한 숫자가 하나 있다. Khan Academy는 Khanmigo 접근 가능 학생 중 정기 사용 비율이 15%에 불과하다고 공개했다. 학군 단위로 도입은 빠르게 이뤄졌지만, 교실에서 매일 쓰는 습관으로 정착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건 Khanmigo만의 문제가 아니다. 콴다는 270억 원 매출을 올리면서도 영업손실 194억 원을 기록했다. Duolingo의 유료 전환률도 사용자 규모 대비 여전히 한 자릿수 초반이다. 규모가 곧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는 교육 AI 전반의 공통된 과제다.
그런데 정기 사용률을 끌어올린 조직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Khanmigo는 교사용 무료화 이후 전체 사용자의 절반이 70여 개국 교사가 됐다. 도구를 푸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누가 수업에서 이걸 써야 하는지'를 바꾼 것이다. 팀스파르타도 마찬가지다. 교육 후 전담 PM과 기술 튜터가 현업 적용을 지원했고, 생성된 프로젝트의 절반 이상이 실제 업무에 투입됐다.
Khan Academy의 살만 칸은 이 현상을 두고 "우리의 문제는 AI를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매일 쓰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술이 아니라 운영이 정기 사용률을 가른다. AI 교육을 구매하고 끝내는 조직과, 도입 후 30일·90일까지 붙잡아 주는 조직의 차이다.
AI 교육, 제품보다 정착 설계를 봐라
AI 교육 시장은 이제 '무엇을 가르치는가'가 아니라 '누가 끝까지 붙잡아 주는가'로 승부가 갈린다. 콴다의 1억 가입자도, Khanmigo의 70만 명도 정기 사용률 15%라는 벽 앞에서 같다. 휴넷과 팀스파르타의 매출 성장은 강의 콘텐츠가 아니라 현업 적용 지원에서 나왔다.
기업이 AI 교육을 고를 때 봐야 할 건 커리큘럼이 아니다. 교육 후 몇 주 동안 전담 PM이 붙어서 현업 전환을 돕는지, 실제 업무에 쓸 수 있는 PoC를 만들어주는지, 정량 지표로 생산성 향상을 추적하는지다. 역량 160%와 생산성 206%는 강의장에서 나온 숫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만들어진 숫자다.